“자격 갖춘 거주자요?” 호주 집값 급등에 인종갈등 표출

호주 시드니 해변의 고급 주택가(연합뉴스 자료사진)

시드니와 일부 멜버른 지역의 집값이 치솟으면서 호주인 사이에 집 구입을 둘러싸고 인종 갈등이 표출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밀려드는 중국인 투자에 대해 극우파 일부가 ‘침공’으로 규정하며 반발하는 가운데 이 같은 갈등은 이제 집 구매 현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최근 멜버른 도심의 한 주택 앞에서 열린 경매에서는 구경하던 한 60대 남성이 경매에 참여한 중국인 가족을 향해 거주 증명을 요구하는 일이 벌어졌다고 일간 ‘오스트레일리안 파이낸셜 리뷰’가 27일 보도했다.

이 남성은 방 4개짜리 270만 호주달러(23억원) 상당의 주택을 놓고 한창 입찰이 진행되는 가운데 느닷없이 한 중국인 가족을 향해 “(구입) 자격을 갖춘 여기 거주자요?”라고 소리치면서 경매 현장을 싸늘하게 했다.

호주에서는 중국인 위주로 외국인들의 투자 열기가 확산하고 현지인들이 살 엄두를 내지 못할 정도로 가격이 치솟으면서 실수요자들의 반발이 거세지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호주 정부는 외국인이 신축 주택이 아닌 기존 주택을 당국 승인 없이 매입하는 불법 행위를 막으려고 엄격한 단속을 벌이고 있다.

멜버른 부동산업계에서는 이번 사건 후 “외국인 혐오 감정”에 우려를 표시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주택 경매인인 앤서니 우들리는 이 신문에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만큼 이번 경우는 드문 사례”라면서 일반 호주인들이 선정적인 보도를 접한 뒤 정상적인 아시아계 주택 구입자들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종차별위원회의 팀 수포마산 위원장은 외국인과 호주인 부동산 구매자 사이의 긴장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며 이번 사례를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수포마산 위원장은 “집값 상승 우려 때문에 외국인 혐오증이 일부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집값 상승에는 다양한 요인이 있는 만큼 외국인 구매자의 탓으로 지나치게 단순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호주에서는 중국인들의 주택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거나 매물로 나온 초호화 주택이 중국인 투자자 혹은 중국계 호주인의 손에 넘어갔다는 보도가 심심치 않게 나오면서 중국인들의 ‘부동산 쇼핑’에 대한 시선도 날로 따가워지고 있다.

얼마 전 일부 극우파는 중국인의 매입 열기를 ‘부동산 침공’으로 규정하고 시드니 중국총영사관 앞에서 항의하거나 주택가에서 반(反)중국 전단을 뿌리기도 했다.

호주 시드니 해변의 고급 주택가(연합뉴스 자료사진)

호주 시드니 해변의 고급 주택가(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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