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워킹홀리데이 20년… 돈보다 견문 넓히기에 초점을

지난달 1일 시드니에서 열린 '꿈꾸는 워홀러 캠프'(연합뉴스 자료사진)

참가자 최대 연 4만명에서 절반이하로…영어 등 준비 철저해야

호주와의 워킹홀리데이(워홀) 프로그램이 시행된 지 1일로 만 20년이 됐다.

한국은 1995년 3월 처음으로 호주와 워홀 협정을 체결했고, 협정은 그해 7월 1일 발효됐다. 일본은 훨씬 앞선 1980년 12월부터 호주와 이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당시 우리 정부는 해외에서 일하며 동시에 관광 및 문화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해 젊은이들에게 세계화 시대에 걸맞게 시야를 넓히게 한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영어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우리보다 약 3배 많은 최저임금 수준 때문에 이 프로그램은 ‘영어도 배우고 돈도 버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젊은이들의 호응도 커갔다.

2010년 전후로는 워홀 참가자(워홀러)가 한 해에 4만명을 넘을 정도로 이 프로그램은 많은 한국 젊은이를 호주로 불러모았다. 영어권인 호주가 다른 나라들과 달리 워홀러 수에 제한을 두지 않은 점이 크게 작용했다.

시드니 총영사관은 20년 동안 시행된 프로그램으로 30만명 이상의 젊은이가 호주를 다녀간 것으로 보고 있다.

송석준 시드니 한인회장은 “워홀러들이 많이 오면서 시드니 도심에 코리아타운이 형성됐고, 한창때는 밤이면 한국 젊은이들로 활기가 넘쳤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밀려드는 워홀러로 교민 및 현지업체에서 일자리를 찾기가 더 어려워진 상황에서 글로벌 금융위기로 유럽 젊은이까지 대거 가세하면서 부작용도 속출했다.

최저임금 미지급이나 장시간 노동 등 노동착취 논란이 이어졌고 일부는 사기 등의 범죄에 노출됐으며, 열악한 주거 환경 또한 종종 도마 위에 올랐다.

게다가 신변 안전에 대한 우려가 부각되고 호주 경기마저 급속히 가라앉으면서 이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도 빠른 속도로 냉각됐다.

특히 2013년 11월 여대생 워홀러가 이유 없이 호주인 청년에게 살해되고, 그다음 달에는 또다른 워홀러가 돈을 노린 한국인에게 목숨을 잃는 사건은 안전에 대한 우려를 더욱 고조시켰다.

시드니 총영사관 구광일 영사는 “워홀러에게 사전 안전교육을 하려고 호주 정부에 워홀 비자를 받은 사람들의 명단을 요청했지만 ‘개인 정보’라는 이유로 번번이 거절당했다”라며 “같은 처지의 나라들과 공동대응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 이민부의 워홀 비자관련 최신 자료에 따르면 2014년 12월 31일 현재 한국인 워홀러 체류자 수는 1만7천735명이다. 한창때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데다 꼭 1년 전 2만3천59명에 비해 23.1%나 감소한 수치다.

시드니 시내의 어학원이나 음식점 등이 문을 닫거나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등 호황을 누리던 교민업체도 타격을 받고 있다.

송 회장은 “워홀러들을 대상으로 한 업체들은 문을 닫은 곳이 적지 않고 사람 구하기도 어려워지면서 임금도 오르고 있다”며 “그나마 한류 바람에 버티는 곳이 많다”고 소개했다.

호주의 경기 침체 지속과 원화 대비 호주달러화 약세, 내년 7월 소득세 우대 혜택 폐지 등으로 워홀러를 위한 여건도 금세 나아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이제는 워홀러나 교민사회도 이 프로그램을 바라보는 눈을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워홀러로서는 영어 구사력이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실력을 더 쌓는 등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하고, 교민 사회도 워홀러들을 한인들의 위상을 올려놓을 상생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구 영사는 “워홀 프로그램이 돈벌이 수단으로 부각되다 보니 부작용도 많이 발생했다”며 “이제 본래 취지에 맞게 새로운 경험을 쌓아 견문을 넓히는 쪽에 초점을 두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1일 시드니에서 열린 '꿈꾸는 워홀러 캠프'(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달 1일 시드니에서 열린 ‘꿈꾸는 워홀러 캠프'(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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