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사 남편 기리며 한국행사 ‘개근’ 91살 호주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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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영웅 아내’ 올윈 그린, 올해도 직접 차량 몰고 참석

“노래하는 것도 듣고 사람도 만나고, 특히 누가 아직 살아 있나 확인하는 기회가 됩니다.”

오는 9월이면 만 92세가 되는 호주 여성 올윈 그린 여사가 한국전쟁 65주년을 나흘 앞둔 21일 호주 참전자들을 기리기 위한 자리에 어김없이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 색의 옷을 입고 모자를 쓴 그린 여사는 행사장소인 시드니 제일교회까지 이번에도 30분가량 자신의 차량을 직접 몰고 나타났다. 알려진 대로 듣는 게 약간 불편한 뿐 아직도 건강하다는 징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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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당시 유엔군으로 참전한 남편을 잃은 호주 여성 올윈 그린(91·가운데) 여사가 21일 시드니에서 호주 참전자를 기리기 위한 행사에 참석한 뒤 자신의 차량에 앉아 미소를 짓고 있다.

그녀의 남편은 1950년 9월 말 호주군 지휘관으로 참전했다가 북한 정주 전투의 부상으로 그해 11월 31살의 나이로 숨진 찰리 그린 중령이다. 그린 중령은 한국전에서 연천·박천 전투 등을 승리로 이끌었으며 앞서 제2차 세계대전에도 참전해 북아프리카와 그리스 등에서 전과를 세우는 등 호주에서는 영웅대접을 받고 있다.

결혼 7년 만인 27살 때 남편을 잃은 그린 여사는 당시 3살인 외동딸을 홀로 키웠다. 다른 한편으로는 남편의 전기를 쓰거나 비슷한 처지의 여성들과 함께 전몰 호주 장병을 기리는 대형 자수를 새기는 등 남편을 기리는 작업을 계속해 왔다.

특히 1993년에 나온 남편에 대한 전기 ‘그대 이름은 아직도 찰리(The name’s still Charlie)’는 그린 중령이 남긴 편지와 기록, 참전용사와의 인터뷰, 역사적 사료 등을 꼼꼼히 조사해 13년 만에 나온 역작이다.

그녀는 시드니의 한국 기관이나 민간단체들이 초청하면 만사를 제쳐놓고 꼬박꼬박 참석하는 ‘개근생’이다. 교민사회는 매년 생일이면 꽃을 보내는 등 지속적으로 예우하고 교류하면서 양국 관계의 상징적인 인물로도 꼽힌다.

그린 여사는 “한국은 전쟁 이후 급속한 발전을 이뤘고 놀라운 문화와 불굴의 역사를 갖고 있다”며 “내게는 특별한 우정을 가진 나라”라고 말했다.

한국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된 그린 여사는 “한국을 5차례 찾았지만 오는 11월 다시 한번 딸과 함께 방문할 예정”이라며 벌써 기대 된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남편 그린 중령이 한국 국가보훈처가 선정한 ‘이달(11월)의 6·25전쟁영웅’으로 선정된 것을 계기로 다시 한국을 찾게 됐으며 남편이 묻혀 있는 부산 유엔묘지 등을 둘러볼 예정이다.

그린 여사는 자신이 숨지면 부산의 남편 묘지에 합장 되길 원한다는 뜻을 이미 밝혀둔 상태라고 광복회 호주지회 황명하 회장은 전했다.

이휘진 시드니 총영사는 “2년 전 부임이래 그린 여사를 10번 이상 만났다”며 “그린 여사는 한국 정부나 교민사회로부터 너무 많은 관심을 받았고 감사 인사도 충분히 들었다는 말을 하곤 한다”고 말했다.

그린 여사는 어둠이 내릴 무렵 자신의 차량을 능숙하게 주차장에서 빼내 집으로 향하며 내년에 다시 만날 것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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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당시 유엔군으로 참전한 남편을 잃은 호주 여성 올윈 그린(91·가운데) 여사가 21일 시드니에서 호주 참전자를 기리기 위한 행사에 참석해 이휘진(오른쪽) 시드니 총영사 부부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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