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태 변호사의 지적재산권법 컬럼

김현태 변호사 - 진정 상품의 병행 수입 (1)

칼럼
작성자
김현태
작성일
21/01/18 09:39
조회수
3443
호주는 원자재와 농축산물 등 1차 산업과 금융 서비스업과 같은 3차 산업이 발달한 반면 2차 산업인 제조업의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합니다. 국토면적이 넓고 인구밀도가 낮아 내수만으로는 규모의 경제에 도달하기가 어렵고 높은 인건비 탓에 노동집약적 제조업이 발달하지 못한 이유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탓에 호주는 대부분의 공산품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고, 제조사와 소비자 사이에 수입, 유통, 도소매업자 같은 중간 단계가 많다 보니 같은 제품이라도 다른 나라에 비해 가격이 높은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똑같은 나이키 운동화라도 미국에서는 $80에 판매하는 것을 중국에서는 $70, 호주에서는 $90 등 소비자 가격이 다를 수 있습니다. 유명 브랜드라고 하더라도 각 국가별 공식 대리점에서는 그 국가의 상황에 맞게 가격을 유동적으로 책정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벌어집니다.

그런데, 이런 국가 간 가격 편차를 이용해서 싼 가격의 국가에서 물건을 대량으로 구입한 후 비싸게 파는 국가에서 판매한다면 문제가 없을까요? 가령, 호주의 한 사업자가 중국의 공식 나이키 매장을 돌아다니며 물건을 대량으로 구매해서 호주로 들여온 후 호주 내 공식 지정 판매점보다 저렴하게 파는 경우가 그럴 것입니다. 이런 것을 병행 수입 (parallel importing) 이라고 부르는데 가짜 짝퉁 상품을 만들어서 파는 것과는 달리 진정 상품 (genuine product)을 구입해서 판매하는 것이므로 사안에 따라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모호하게 오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일단 병행 수입으로 제품이 판매가 되면 그 과정에서 제일 불만이 큰 사람은 위 나이키 예에서와 같은 경우 호주 내 공식 대리점일 것입니다. 이들은 미국 나이키 본사로부터 호주 내 독점 판매권을 받았는데, 중국에서 제3자가 나이키 제품을 구입해서 호주 내에서 판매한다면 매출 하락이 불 보듯 뻔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통상적으로 제조사와 각 국가의 총판권자 사이에 맺는 제품 공급 계약서에는 판매권을 부여받는 국가 외 다른 국가로 제품이 재판매 되는 것을 금지하는 조항이 들어갑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제품을 구매하는 사람들이 일반 소비자인지 아니면 병행 수입업자인지 스스로 밝히지 않는 한 구매 목적을 알아채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다음호에서 이어서 살펴보겠습니다.


면책공고: 본 컬럼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 목적으로 작성된 것으로 필자 및 필자가 속한 법인은 상기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로 인해 발생한 직/간접적인 손해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상기 내용에 기반하여 조치를 취하시기에 앞서 반드시 개개인의 상황에 적합한 법률자문을 구하시기 바랍니다. 문의: H & H Lawyers Email: [email protected], Phone. +61 2 9233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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